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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

글래스 하우스 (The glass house)

장르
스릴러, 공포
국가 / 연도
미국 2001
감독
다니엘 색하임
배우
릴리 소비에스키, 다이안 레인
내 점수
0
외부 점수
6.69
종합 점수
6.69
조회수
124
절박한 순간, 그들 앞에 다가온 뜻밖의 호의...

루비는 부모에게 괜한 반항을 하고 어린 동생 레트를 귀찮아하는 전형적인 10대 소녀다. 겨우 사춘기에 접어든 이 어린 소녀에게 어느 날, 교통사고로 부모가 사망했다는 믿지 못할 소식이 전해진다. 졸지에 천애고아가 된 남내...

그런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들 앞에 예전 이웃이었던 글래스 부부, 에린과 테리가 나타나 보호자가 되기를 자처한다. 그리고 어린 남매에게 따뜻한 위안과 말리부 캐년 해변가의 달콤함을 약속한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멋스럽긴 하지만 세상과 격리되어 있고 일거수 일투족이 다 보이는 유리로 지은 글래스 하우스. 근사한 곳이긴 하지만 어느 한 곳 마음 붙일 데 없어 보이는 거기서의 생활은 첫 날 부터 삐거덕거린다. 독립되지 않은 공간과 형편없는 음식, 그리고 사사건건 남매의 행동거지를 간섭하는 글래스 부부...

루비는 날이 갈수록 어딘지 비이성적이고 비정상적인 그들 부부를 보며 루비는 부모의 사망이 글래스 부부와 관련되어 있을지 모른다는 추측을 하게된다. 그리고 그녀가 의혹의 단서를 잡아내려 하자 두 부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두 남매를 세상으로부터 격리시키려 하는데...

*

<글래스 하우스>는 <분노의 질주> <경찰서를 털어라> <위험한 유혹> <나는 네가 지난 여름 한일을 알고 있다>등을 제작한 닐 H. 모리츠의 최신작이다. 이전 작품들이 보여주듯이 그는 공포영화의 대중적 트렌디를 포착하는데 놀라운 감각을 가지고 있다. 현실에서 전혀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스토리,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나면 불현 듯 돌아보게 되는 현실 속 공포의 가능성. 그의 영화가 제공하는 이 묘한 두려움에 한번쯤 사로 잡혀본 사람은 그 오락적 최면성을 다시 맛보고 싶어할 것이다.

모리츠는 관객들이 <글래스 하우스>를 볼 때 루비 남매가 그 상황에서 벗어나기를 간절히 바랄만큼 이 영화에 빠져들 것이라고 말한다. 교통사고, 부모의 죽음, 낯선 사람과의 동거... 이 역시 현재 일어나지 않았을 뿐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요소들로 단순한 사건이지만, 관객이 사건의 전개 과정에 동참하고 싶은 유혹을 불러 일으키는 오락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모리츠는 이러한 스토리를 자극적 터치로 연출할 수 있는 사람으로 다니엘 샥케임을 선택했다. <엑스 파일> 등을 통해 그가 보여준 스릴러 연출 능력에 신뢰를 두었기 때문이다. 샥케임 감독은 데뷔 작품인 <글래스 하우스>에서 심리 스릴러가 보여주는 특유의 엇박자의 템포, 즉 관객의 조급함과 반비례하는 극의 진행과 반전을 여유있게 조율하며 글래스 하우스에 갇힌 루비 남매의 위험에 동참하게 된다.

사람의 보호막이 되기도 하지만 깨지기 쉬워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고, 운반의 도구로는 불가능하지만 훌륭한 전도체가 되는 유리의 속성처럼 글래스 부부는 아직 어린 루비 남매에게 겉보기엔 훌륭한 보호자이지만 종국에는 치명적인 가해자가 될 존재다. 그리고 사고가 나기 전 루비의 엄마는 마치 남매가 처할 앞날을 예견이라도 하는 듯 이런 말을 한다.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은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일이야..."

사춘기의 특유의 반항심으로 흘려 넘긴 이 말은 머지않아 루비가 살아남기 위해 풀어야할 화두가 된다. 보이지만 접촉할 수도, 통과할 수도 없는 투명함은 루비에게 저항불가, 투쟁불가의 막막하고 두려운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너무 투명한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과 같은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