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ARCHIVE

cinema

늑대와 춤을 (Dances with Wolves)

장르
드라마, 모험
국가 / 연도
미국 1990
감독
케빈 코스트너
배우
케빈 코스트너
내 점수
9
외부 점수
9.51
종합 점수
18.51
조회수
75
때는 남북 전쟁. 마치 진로를 잃어버린 사람처럼 전쟁의 목적을 상실한 북군 장교 존 던바는 전투를 벌이고 있는 군인들 사이를 말을 타고 질주한다. 그때 양팔을 벌리는 던바의 모습은 마치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처럼 보인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이 사건으로 북군은 전투에서 승리하고 던바는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는 특권을 부여받는다.

던바가 원한 곳은 인디언 부족들간의 전투가 계속되는 다코다 평원이었다. 던바를 자신의 출현을 못 마땅하게 여기는 인디언 수우족과 사이가 좋지 못했지만 수우족에 있는 백인 여성 "주먹쥐고 일어나"와 접촉하면서 점차 수우족과 교분을 쌓게 된다.

"주먹쥐고 일어나"는 인디언들에게 가족을 잃고 인디언들 사이에서 자라나 거의 인디언이라고 볼 수 있다. 점점 수우족과의 친분이 두터워지자 던바는 "늑대와 춤을"이라는 인디언식 이름을 가지고 그들과 함께 생활하고 "주먹쥐고 일어서"와 결혼까지 하게 된다.

이젠 던바는 없고 수우족이 "늑대와 춤을"이 존재할 뿐이다. 그러나 던바의 근무태만을 추궁하러 온 백인 병사들에 의해 배신자로 낙인 찍혀 사형될 위기에 처하게 되자 수우족 인디언 친구들은 그를 구해준다. 다른 부족과의 싸움과 백인들의 인디언 사냥으로 많은 사상자를 내고, 겨울을 피해 거주지를 옮기는 수우족 사이에서 "늑대와 춤을"은 자신의 존재가 그들에게 해를 끼칠것이라 생각해 아내 "주먹쥐고 일어서"와 함께 떠나는데...

++

먼저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이데올로기를 알아내려고 애쓰지 말자. 그건 너무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미국 이민사나 남북전쟁에 대해 표피적인 것 외에는 알지 못하며, 이민자들과 원주민인 인디언들의 전쟁이 얼마나 비참했는지 역시 영화를 통해 본 것 밖에는 모른다. 이런 상태에서는 이 영화가 진정한 휴머니즘 영화라는 평과 인디언 학살을 무마하려는 변명에 불과한 치졸한 영화라는 평 사이에서 갈팡질팡해질 것이 분명하다.

이상한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이 영화는 두개의 완전히 상반된 의견을 보이는 이중적인 영화다. 정통성없는 독재 권력 집단이 종종 우민화 정책의 일환으로 즐겨 사용하는 3S(섹스, 스크린, 스포츠) 정책처럼 케빈 코스트너가 숨통이 확 트이는 서부의 광활한 풍경을 무기로 인디언 학살 영화를 망각하게 만들려는 음모를 품었다고해도 우리는 그에 속을 수 밖에 없다. 아니 솔직히 기꺼이 속아 넘어갈 것이다. 그만큼 진작에 우리곁에서 사라져 가고있는 자연의 모습을 시각과 뇌속에 저장시키려는 본능은 큰 것이다.

이영화가 노리는건 다른게 아니다. 케빈 코스트너가 드러낸 하얀 엉덩이도, 인디언과 백인이 서로에게 동화될 수 있다는 가정도 아닌 버팔로들이 부연 먼지를 일으키며 끝없이 질주하는 서부 광야를 필름으로 보여주려는 것이다. 다행하게도 그 버팔로 헌팅 장면은 아이맥스 영화보다도 재미있다.

케빈 코스트너는 감독으로의 첫 출발이 좋았다. 이 영화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았으니 말이다. 감독상 외에도 작품상, 각색상, 촬영상, 음악상등 7개 부문을 수상했다. 배우 코스트너 보다 감독 코스트너가 더 재능있어 보인다. 최근 <3000마일>의 악역으로 연기 변신을 했다지만 그가 연기해 오던 미국인의 우상 이미지는 해리슨 포드와는 달리 정겨움이라고는 찾기 힘들다.

촬영을 맡은 딘 세뮬러의 솜씨에 감탄이 절로 우러 나온다. 그는 <매드 맥스> 시리즈로 명성을 얻었다. 마치 카메라에 초고속 모터가 달린 것처럼 탁 트인 공간을 질주하는 카메라를 보면 몸에서 엔돌핀이 솟아 오르는걸 느낄 것이다. 존 배리의 타악기와 현악기가 주를 이루는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곡도 박력 넘치는 딘 세뮬러의 카메라에 힘을 더해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