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ARCHIVE

cinema

드라큐라 2000 (Dracula 2000)

장르
공포
국가 / 연도
미국 2000
감독
배우
내 점수
0
외부 점수
7.31
종합 점수
7.31
조회수
72
내 모든 것은 바로 너고... 네 모든 것은 바로 나야!!!

1897년 11월 어느 날, 드라큐라가 목을 절단당한 채 관에 갇힌다. 그는 머리를 자르거나 말뚝을 박아도 죽지않는 불멸의 존재. 드라큐라를 관에 가둔 이는 반 헬싱. 헬싱은 드라큐라를 영원히 없앨 방법을 찾기 위해 피를 마시며 자신의 수명을 연장해 왔다.

세월은 흘러 때는 2000년. 반 헬싱은 런던에서 골동품상을 운영하며 끊임없이 드라큐라의 관을 감시하고 있다. 그런데 드라큐라를 가둬둔 납골당에 골동품을 노리고 도둑들이 침입해 100년간 어둠 속에 있던 드라큐라의 관을 열고만다.

분노속에 깨어난 드라큐라는 자신과 같은 피가 흐르고 있는 지상의 유일한 한 여자를 찾기 시작한다.

한편, 뉴올리언즈에는 밤마다 알 수 없는 악몽으로 시달려온 반 헬싱의 딸 매리가 살고 있다. 반 헬싱의 몸 속에 흐르는 피는 매리의 몸에도 전해졌고 그 피가 계속 드라큐라를 그녀의 영혼속으로 불러들였던 것. 드디어 매리를 찾아온 드라큐라.

그녀야말로 자신의 영원한 동반자라고 믿는 드라큐라는 영원한 사랑과 불멸의 생명을 함께 나누자고 매리를 유혹한다. 매리는 몸 속에 끊는 드라큐라의 피 때문에 그 유혹을 쉽게 뿌리치지 못하는데...

++

브람 스토커의 드라큐라 2000년대 버전이라고 불리는 <드라큐라 2000>은 확실히 2000년대의 냄새를 풍긴다. 대개 고전극을 현대로 옮긴 작품들을 보면 새로운 해석보다는 화려한 화면으로 차별화를 시도하지 않는가. <드라큐라 2000> 역시 이런 점에선 마찬가지다. 드라큐라와 메리의 시점이 교차될 때의 화면 편집은 좀 유치하긴 하지만 그래도 환상적이긴 하니까 말이다. 흡혈귀들의 눈동자가 빠알갛게 퍼져 가는 것도 <드라큐라 2000>에서의 매혹적인 장면 중 하나다. 하지만 이런 기술이나 촬영상의 현대적인 변화 외에 줄거리에선 브람 스토커의 원작, 혹은 과거의 드라큐라 영화들과 거의 차이가 없다. 그것이 자신의 피붙이건 사랑이건 간에 한 여자를 찾아 수십년을, 수세기를 기다려 온 그 충섬심이나 맹목성, 또한 세 명의 쭉쭉빵빵 여자 흡혈귀가 등장하는 점, 드라큐라가 찾는 여자의 절친한 친구 이름이 루시인 점 등 사소한 부분들만 봐도 이 점은 금방 드러난다. 무엇보다 드라큐라가 찾는 여자는 블론드가 아니라 블루넷, 즉 검은 머리에 검은 눈동자(혹은 브라운)를 가진 여자라는 점 역시 이전의 공포 영화들과 맥을 같이 한다. (이것은 아마 검은 색을 곧 사탄과 연결시키는 서양인들의 종교관에 기인한 것이라고 본다) 결국 <드라큐라 2000>은 제목 그대로 수많은 흡혈귀 영화들을 교과서 삼아 만든 2000년대 버전일 뿐이다. 하지만 잠깐. 그래서 이 영화가 별로라거나 재미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흡혈귀 영화들의 특징이 무엇인가. 드라큐라 자신이 그런 것처럼, 자신도 모르게 사람을 빨아 들이는 매력을 가진 것이 흡혈귀 영화가 아닌가 말이다. <드라큐라 2000>에서 마음에 안드는 것은 드라큐라의 근원을 가롯 유다에서 찾는 구태의연함이지, 선대의 흡혈귀 영화들을 답습했다는 점은 오히려 플러스로 작용한다. 프란시스 코폴라의 <드라큐라>에서 거의 바보와도 같았던 조나단(키아누 리브스 분)과 동격으로 <드라큐라 2000>에는 자니 리 밀러가 멍청하고 아무 색깔없는 사이먼으로 등장, 마약중독자에 컴퓨터 천재 해커였던 그의 전력을 무색하게 만든다. 그러나 <드라큐라 2000>에서 눈길을 끄는 배우는 자니 리 밀러도, 드라큐라를 연기한 제라드 버틀러도 아닌 메리 역으로 나온 저스틴 와델이라는 배우다. 또록한 눈동자와 자그마한 체구, 짧고 검은 머리를 지닌 중성적인 이미지의 그녀는 무더기로 나오는 블론드 8등신들보다 훨씬 강한 인상을 풍겨서, 아마 그녀를 처음 보는 순간 관객들은 어, 저 여자 드라큐라한테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겠는데, 라고 단박에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가 악몽에 시달리며 고통을 호소하고 아버지의 시체를 보고 덜덜 떨며 우는 순간에도 말이다. 특히 내내 바지만 입고 선머슴아처럼 나오던 그녀가 드라큐라와 함께 침대에서 피를 나누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가장 섹시한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