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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

꽃섬 (Flower Island)

장르
드라마
국가 / 연도
한국 2001
감독
배우
내 점수
0
외부 점수
8.47
종합 점수
8.47
조회수
93
一花 . 날개가 돋아나다

희뿌연 회색... 서울의 하늘은 탁하다. 여기저기 카메라를 들이대는 혜나의 얼굴은 찌뿌둥하다. 힙합복장, 주홍빛 머리, 빼곡한 피어싱, 겉모습은 반항기 가득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눈 빛이 슬퍼 보이는 십대 소녀 혜나에게 도시는 숨막히는 곳이다.

'난, 화장실에 내 아길 버렸다...' 온통 땀에 젖은 혜나에게 녹색날개가 어른거린다. 무작정, 시외버스터미널에 간 혜나는 우연히 30대중반의 여자 옥남과 단둘이 남해행 막차에 오른다.

二花 . 하나 둘 셋 우린 끝이 아닌 길을 간다

'뭐, 인생이란게 다 그렇잖아요. 가끔씩 예정되지 않은 길을 가는 것도 재밌잖아요?...'라는 황당한 말을 남긴 채, 남해행 버스기사는 옥남과 혜나를 인적 드문 산골짜기에 버려 두고, 북쪽으로 가버린다.

쪽빛바다를 기대한 옥남과 혜나를 기다리는 것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온통 사방이 하얀 눈밭이다. 눈길을 헤매다 뮤지컬 가수 유진을 살려내고, 운명처럼 만난 세 여자는 모든 슬픔을 잊게해준다는 꽃섬을 향한 여행을 결심한다.

죽음을 기다리는 노인, 욕쟁이 트럭운전사, 코믹한 게이밴드, 우직한 뱃사람 등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나며, 옥남, 혜나, 유진은 신나는 소풍을 가듯 모험을 하듯 서로 부딪기며 마침내 꽃섬으로 가는 배를 타게 된다.

三花 . 슬픔은 향기가 되어 돌아온다

바다를 건너는 작은 배 안. 하염없이 휘날리는 눈보라에도 꽃섬을 향해 가는 세 여자의 표정은 밝고, 비장하다. 운명에 떠 밀려 어쩔 수없이 도시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었던 옥남, 유진, 혜나에게 꽃섬은 마지막 마음의 안식처다.

정말로 꽃섬은 모든 슬픔이 사라지고 향기만이 그윽한 그녀들만의 파라다이스 일까...

*

베니스 영화제에서 여성을 다룬 영화 중 가장 파워풀하고 스트롱한 영화라는 찬사를 받은 <꽃섬>은 베니스 현지 시사회에서 5분간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감독 및 배우, 스텝들을 감동시켰다.

전형적인 스토리로 사람들을 펑펑 울게 하는 영화가 아니라 드러나지 않는 깊이있는 접근으로 서서히 눈물이 흐르게 하는 작품으로 인정받은 <꽃섬>은 내면적으로 느끼는 외로움과 행복, 절망 등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을 수 있는 감정을 영화를 통해서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송일곤 감독은 영화 <꽃섬>을 '프레임을 버리는 영화'라고 설명한다. 어떠한 영화적 틀에도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형식의 영화를 만들고자 했기 때문. 세 대의 디지털 카메라는 100% 핸드헬드로 "꽃섬"을 찾아 길떠난 세 여자의 동선을 역동적으로 따라갔다. '실제상황'과 다름없는 실감나는 연기를 배우들로부터 이끌어내기 위해 콘티도 없앴고 조명도 최소화했다.

배우들은 여러 번의 즉흥 연기 리허설을 통해 상황에 맞는 '감'을 살려냈고, 그러한 감을 이어갈 수 있도록 촬영은 시나리오 순서 그대로 진행되었다. 배우들이 모르는 상황에서도 카메라를 계속해서 돌리는 '몰래카메라' 촬영 기법까지 동원, <꽃섬>은 다큐멘터리의 현장감을 살린 최초의 극영화로 생동감 넘치는 볼거리를 선사할 것이다.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영화 <꽃섬>은 실제로 존재하는 남해의 작은 섬 '꽃섬'을 향해 가는 세 여자의 이야기. 로드무비인 만큼 카메라는 길떠난 세 여자를 따라 자유롭게 움직여야 했다. 디지털 카메라가 가진 기동성은 로드무비에 적합했지만 문제는 강원도의 하얀 설경과 남해의 푸른 바다빛을 담아낼 수 있는 뛰어난 화질...

제작팀은 필름 영화에 뒤지지 않는 최고의 영상을 만들어 내기 위해 SONY DSR 500 카메라를 사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쓰여진 적도 없거니와 세계적으로 희귀한 고가 장비인 탓에 일본, 미주 지역에서도 카메라를 구할 수 없었고, 결국은 유럽을 샅샅이 뒤진 끝에야 프랑스로부터 카메라를 공수해 올 수 있었다. 제작팀을 애먹인 세계 최고의 카메라답게 일단 촬영이 시작되자 선명한 색깔과 최고의 화질로 촬영감독을 비롯한 모든 스탭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