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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

로드 투 퍼디션 (Road to Perdition)

장르
드라마, 범죄
국가 / 연도
미국 2002
감독
배우
내 점수
0
외부 점수
8.79
종합 점수
8.79
조회수
106
세상은 그를 두려워 했다... 그러나 내게는 영웅이었다...

'죽음의 천사' 라고 불리는 마이클 설리반. 마피아 보스의 양아들이기도 한 그는 조직의 일원으로 중요한 임무를 해결하며 살아가고 있다. 물론 거기에는 상대 세력을 제거하는 일도 포함되어 있다.

집에서는 자상한 남편이자 든든한 아버지인 마이클. 하지만 그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두 아들에게 차마 자신의 직업을 말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보스의 친아들 코너와 함께 라이벌 조직에게 경고 메시지를 전하러 갔는데 코너가 보스의 명령을 어기고 돌발적인 살인을 저지르고 만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심각한 일이 발생한다. 평소 아버지의 직업을 궁금해 하던 마이클의 큰 아들 마이클 주니어가 그 광경을 목격한 것이다.

이 사건으로 아버지의 신임을 잃게 된 코너는 마이클 일가를 처참하게 살해한다. 아슬아슬한 시간 차로 목숨을 건진 마이클과 그의 큰 아들... 이제 마이클은 이 모든 일의 배후에 조직이 개입되어 있다고 판단, 어린 아들과 함께 거대 조직을 상대로 힘겹고 험난한 복수의 여정을 시작한다.

세상에서 가장 고독한 아버지와 아들... 그들은 비로소 서로의 존재감을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히 느끼게 된다. 그리고 늘 아버지의 사랑에 목 말라 하던 마이클 주니어는 동생과 달리 자신에게는 절제된 사랑을 베풀었던 아버지의 진실을 읽게 되는데...

*

<로드 투 퍼디션>은 헐리웃 영화 역사의 산 증인임과 동시에 아카데미 역대 수상자들로 구성되어있다. 스탭 가운데 42명이 오스카 상에 노미네이션 된 바 있고, 그들 중 12명이 수상 경력이 있는 '명예의 전당' 의 주인공들이다. 단순히 프로페셔널리즘 차원의 집결이라 하기엔 너무도 화려하고 완벽한 그들이 만든 <로드 투 퍼디션>. 스탭들의 명성에 걸맞게 이 작품은 2002년 제작된 영화 가운데 최고의 영화로, 영화사에 다시 없을 명작으로 평가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재 2003년 아카데미가 가장 주목하는 영화로 주목 받고 있으며 과연 몇 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될 지가 초미의 관심사이다.

<로드 투 퍼디션>이란 제목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하나는 마이클 설리반과 그의 아들이 향하는 마을의 이름이고, 또 다른 하나는 영화에서 상징하고자 하는 '지옥'에 대한 완곡한 표현이다. '살인청부' 라는 자신의 직업을 합리화하며 살아왔던 마이클, 그러나 어느 순간, 마이클은 자신이 지옥으로 향하는 길 위에 놓여 있음을 알게 되고, 그와 동행하는 아들만큼은 그 길에서 벗어난 삶을 살기를 간절히 원하게 된다. '돌아 갈수 없을 만큼 너무 멀리 와 버린 길' 즉, 그 길(road)은 마이클 설리반이 그의 아들은 가지않기를 바라는 지옥 같은 인생의 길인 것이다.

광활한 대륙의 기상이 여전히 남아 있고, 시카고가 신화적인 황금도시로 급부상하던 시절. 갑자기 다가온 대공황은 미국이 쌓아올리던 전설들을 여지 없이 무너뜨리기 시작한다. 하루 아침에 무일푼이 된 가장들이 일자리를 찾아 헤매던 미국 최악의 시대, <로드 투 퍼디션>은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또한 이 때는 그 유명한 암흑가의 제왕 알 카포네의 블랙 파워가 그 힘을 확장하고 가속화하던 시기이기도 하다. 당시 시카고 지역의 마피아는 이태리계와 아일랜드계로 나뉘어있었다.

그런데 두 세력 간의 최대 사건이자 갱스터 역사의 한 페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 '발렌타인 데이 대학살(1929)'로 이태리계가 패권을 쥐게 된다. <로드 투 퍼디션> 의 그들은 1931년 활동하던 '아일랜드계' 갱스터로 , 역사적 상황으로 미루어보아 그 세력이 다소 약화된 시기라 하겠다.

<대부> 등 널리 알려진 기존 갱스터 영화의 경우, 이탈리아 계 마피아가 주인공이고 그들 간의 이권 다툼으로 발생하는 처절한 피와 복수의 이야기가 주류를 이룬 반면, <로드 투 퍼디션>은 소수 민족인 아일랜드계 마피아 집단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여느 갱스터 영화에서 경험했던 것과 아주 다른, 대단히 특별한 액션을 보여준다. 즉, 응징, 복수 등으로 점철되는 폭력의 미학, 시각적 쾌감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그들의 행동(action)을 즐기기보다 관찰하게 하는 묘한 매력을 제공한다.

빠른 편집을 이용한 현란함이나 극도의 '슬로우'로 장면을 과장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현실의 속도처럼, 때로는 그보다 미세한 속도로 느려지는 장면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의도는 관객으로 하여금 그들의 행동에 동참할 여유를 가지게 하며, 그들과 함께한 사실적 시간의 공유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짓눌러 오는 엄청난 범죄의 무게를 느끼게 한다. 그리고 피의 향연, 범죄와 폭력의 진수를 담아내면서도 한 인간, 남자, 그리고 아버지로 살아야 하는 아이러니를 심도 깊게 포착하는 '샘 멘데스'의 재능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