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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

춘향전 (춘향뎐, ChunHyang)

장르
드라마, 로맨스
국가 / 연도
한국 1999
감독
배우
내 점수
0
외부 점수
8.8
종합 점수
8.8
조회수
92
새로운 천년의 사랑...

조선조 숙종시대, 남원부사 자제 이몽룡은 아버지의 임지를 따라 남원고을에 내려온지 수삭이 지났으나오로지 책방에 갇혀 공부만 하자니 짜증이 나던 차에 방탕한 마음이 생겨 방자를 앞세우고 광한루 구경을 나선다.

흥겨운 가락과 함께 농악놀이가 펼쳐지는 단오날, 씨름판도 벌어지고 그네터엔 처녀들의 그네놀이가 신명나는데그 무리속에서 해도 같고 달도 같은 뛰어난 미인을 발견한 몽룡은 그만 넋을 잃는다. 퇴기 월매의 딸 춘향이라고 방자가 넌지시 이르자 몽룡은 당장 불러오라고 재촉한다.

몽룡의 성화에 못이긴 방자는 춘향에게 몽룡의 뜻을 전하지만 춘향은 "안수해, 접수화, 해수혈"이라는 말을남기고 향단과 함께 그네터를 떠난다.
"기러기는 바다를 따르고, 나비는 꽃을 따르고, 게는 굴을 따른다"는 뜻인 즉,직접 자신을 찾아오라는 춘향의 뜻을 알아챈 몽룡은 야심한 밤을 틈타 춘향집을 방문한다.

몽룡은 춘향 어미 월매에게 춘향과의 백년가약을 원한다는 뜻을 밝히고 불망기를 써서 자신의 마음이 영원히 변치않을 것임을 맹세한다. 전날 밤, 연못에 잠긴 청룡의 꿈을 꾸었던 월매는 이 일을 길조로 믿고 쾌히 수락한다.

그 밤으로 이루어진 몽룡과 춘향의 사랑은 마른
장작에 불을 붙인 격이어서 어린 것들이 서먹함도부끄러움도 없이 놀아나는데 순식간에 정신도 육체도 깊이 함몰되어 꿈결같은 세월을 보낸다.
하지만 몽룡의 아버지 이사또가 동부승지로 승진 내직으로 가게되니 몽룡인들 별수 없이 부모따라 한양으로 가게된다.

여러 고을을 두루 거치며 호색한으로 소문난 변학도는 남원골 춘향이 절색이란 소문을 듣고 밀양, 서흥 좋은 자리 마다하고 굳이 남원부사 임명받아 서둘러 부임한다. 부임 삼일만에 부랴부랴 치뤄진 기생점고에 춘향이 빠져있자동헌으로 불러들인 변사또는 어미가 기생이면 종모법에 따라 딸인 너 또한 기생이라며 수청 들기를 강요한다.

비록 기생의 자식이나 명부에 올리지 않았음으로 기생일 수 없고 구관댁 도련님과 백년가약받들기로 하였으니 이부종사는 할 수 없다고 버틴다. 화가 난 변사또는 춘향에게 거역관장 죄를 물어 동틀에매달고 모진 고문을 가하지만 춘향은 절개를 굽히지 않는다.

한편, 몽룡은 부지런히 공부해 장원급제 벼슬길에 오르고 암행어사로 임병받아 전라도로 내려온다. 남원 근방에 이르러 여러모로 탐문하던 중에 변학도의 폭정과 춘향의 높은 절개에 칭찬이 자자함을 알게된다. 걸인 차림으로 몽룡은 옥방의 춘향을 만나고 춘향은 몽룡을 향해 변함없이 뜨거운 사랑을 보낸다.

몽룡은 천기를 누설할 까,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돌아서며 분노를 삭힌다.다음날 광한루, 각읍수령들의 참석하에 변학도의 생일잔치가 장대히 벌어진다. 잔치가 무르익을 무렵, 암행어사 출두가 붙여지고 몽룡은 변학도를 응징한다. 몽룡과 춘향은 재회하고 동헌은 축제 분위기로 충만해진다.

*

<춘향전>의 신분을 초월한 러브스토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수없이 리메이크된 이 이야기를 거장 임권택 감독은 명창 조상현의 판소리에다 16살의 이몽룡과 성춘향을 캐스팅하여 만드는 바람에 실험적인 성격이 강하다. 한마디로 판소리를 주제로 한 뮤직비디오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만큼 판소리의 매력을 살렸고, 정일성의 아름다운 촬영과 풋풋한 10대들의 연기 역시 판소리 가락에 맞추었다. 가락에 맞춘 명장면은 역시 방자가 이몽룡의 프로포즈를 춘향에게 전하러 달려가는 장면과 한양가는 몽룡의 말을 잡아채는 춘향의 온몸연기가 빛나는 장면. 우리 고전을 새로 해석한 부분도 인상적인데, 단순히 악역으로 치부했던 변학도를 당대 지식인으로 설정하고, 그를 처벌함으로써 조선 후기의 신분질서가 자유로운 인간의 심성과 연애로 변화하고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다. 또한 이몽룡과 성춘향도 전통적인 성격에서 벗어나 자기 주관이 뚜렷한 성격으로 묘사돼서 이채롭다. 이는 임권택 감독의 휴머니즘이 개입한 결과이기도 하다. 다만 기왕에 재미있는 캐릭터였던 방자, 향단의 로맨스와 월매의 역할이 줄어든 것은 서운한 점. 매우 절제된 형식이지만, 풍부하고 고전적인 실험작으로 칸느 영화제 본선에 진출했다.